알로호모라 아파레시움! 미아리 더 텍사스 Alohomora Aparecium! Miari the Texas Exhibition

‘더 텍사스프로젝트’는 현재 서울시 성북구 하월곡동에 위치한 건물로 2000년대 중반까지 미아리 텍사스촌으로 알려진 성매매업소로 사용되던 건물이다. 이 건물이 지어진 시기는 1970년대 중반으로 알려져 있으며 1968년 ‘종삼(종로 3가 사창가) 소탕작전이 실시된 이후 포주와 많은 여성들이 미아시장근처인 월곡동 88일대에 터를 잡으면서 이주된 여성들이 일하는 업소가 된 것으로 유추된다. 2003년 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되어 본격적인 뉴타운 사업이 시작되면서 2004년 이른바 9.23사태라고 부르는 성매매특별법 실시 이후 많은 여성들이 이 곳을 떠나게 되었다. 현재는 토지보상문제로 남아있는 골목의 업소들이 간간이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2월부터 준비해온 이번 전시는 분명한 기획이나 어떠한 경계를 허물고 온전히 ‘이 곳’에서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작가들에게 기획을 열어 둔 상태로 만남을 시작하였다. 오래 비워 둔 빈 집에서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이었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빈 공간임에도 우리가 무언가에 견인되어 어떠한 감정을 느끼고 상상을 하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 공간을 마주한 순간 잠겨져 있던 자물쇠가 풀리듯 레코딩된 공간의 기운들이 스물스물 우리의 몸과 대면하기 때문이 아닐까? 이번 전시에 동행하는 작가들이 ‘더 텍사스’를 바라보는 시각과 감성은 현재나 미래에 대해 무언가를 뚜렷하게 제시하고자 함 보다는 현재 공존하는 이웃의 일상과 삶을 옆에서 관측하고 보듬어 공생하고자 하는 바램과 가까울 것이다. 성매매 업소들과 작고 오래된 가옥들이 즐비한 골목에 납작 껴있는 이 공간에 ‘예술’이라는 텅 빈 우주가 초대되어 소박한 우정을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

기획 김현주

*’Alohomora, Aparecium,!’ 미아리 더 텍사스! *Aparecium [아파레시움] 투명인 물체를 형태가 보이게 하는 주문 *Alohomora [알로호모라] 잠긴 문을 열거나 자물쇠를 푸는 주문